[백 기자의 문화 산책] 봄 특집 두 번째 이야기.. 다육식물과의 동행

-치유와 동행

백명희 기자 | 기사입력 2022/04/03 [21:51]

[백 기자의 문화 산책] 봄 특집 두 번째 이야기.. 다육식물과의 동행

-치유와 동행

백명희 기자 | 입력 : 2022/04/03 [21:51]

 

▲ 오랜 세월 동행했을 다육식물 <사진=백명희 기자>     

 

[백명희 기자] 미소 짓지 않으려면 가게 문을 열지 말라는 유대 속담이 있다.

어서 오라는 말로도 충분한 인사가 되었을 텐데 굳이 바쁜 일손을 놓고 눈 맞춤하며 따뜻한 차를 내어오는 마음, 마주 앉아 대화 나누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는 요즘 식구들 먹으려고 싸 온 듯한 떡 봉지며 간식 봉지를 풀어놓으며 드셔 보라고 권하는 친절이 진심임이 느껴졌다.

 

송대표는 친절이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님을, 작은 배려가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아는 이 같아서 첫 느낌이 좋았다.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죽음의 문턱에서 다육식물을 키우게 되었고 깊은 우울증까지 극복하게 해 준 다육식물이 너무 좋아 지금의 장사까지 하게 되었다는 사연에 마음이 묶여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되었다.

 

#다육 식물을 키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모든 운동을 다 좋아했고 잘했다. 자전거 동호회를 따라다니다가 뼈가 산산조각이 나는 큰 사고를 당해서 1년간 병원 신세를 지며 사람이 못쓰게 됐다.

병원에 있을 때는 그나마 사람들하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간신히 버텼는데 집에 와서 낮에 혼자 있으니 그렇게 쾌활하던 사람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심한 우울증이 왔다. 그런데 산에 다니면서 사 모으고 했던 다육식물들이 창가에서 물드는 모습이 그렇게 예뻐 보여서 그나마 손은 움직일 수 있으니 미친 듯이 인터넷으로 다육식물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 비용면에서 가족들의 반대가 심하지 않았는지.

 

죽다가 살아난 사람이고, 우울증이 심해서 집안 분위기가 늘 침울했다.

다육식물을 보면서 생기가 돌고 즐거워하니까 오히려 같이 관리해주고 온 가족이 근처 다육식물 매장도 같이 가주고 그러면서 마음을 써 준 덕분에 더 빨리 극복을 할 수 있었다.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에 익어주고 햇살 드는 날은 햇살에 물들어 주며 고운 빛깔로 예쁜 짓 하던 다육식물들을 보는 게 그렇게 행복하고 좋아서 하루를 견디고 더 예쁘게 물들어 있을 내일이 궁금해서 또 하루를 버티다 보니 마음도 몸도 회복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야기를 함께 듣던 젊은 회원 김모 씨(30. 아산 거주)3년간 심한 우울증을 앓으며 죽음을 생각했지만 다육식물을 키우며 지금처럼 웃으면서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을 보태며 우리는 다육식물에 반려 식물 최고의 자리를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 오랜 세월 다육식물을 키우며 힘든 점도 있을 것 같다.

 

쉬는 날 없이 일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그런데 아직도 다육식물을 보면 설렐 때가 많다.

예쁜 화분에 어울리는 다육식물을 심어줄 때가 가장 행복하다.

 

▲ 곱게 물든 다육식물을 예쁜 집에 앉혀 주는 송대표 <사진=백명희 기자>

 

▲ 다육식물과의 동행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송대표의 모습 <사진=백명희 기자>

 

# 다육식물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다육식물은 주인과 같이하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더 예뻐진다. 주인의 숨소리와 발소리를 듣고 자라는 식물이기에 진짜 반려 식물이고 특징만 잘 알면 수십 년을 키워도 죽지 않는다. 무엇보다 매출이 주는 즐거움도 무시 못 한다.

 

회원들이 예쁘게 키워놓은 다육식물을 중국 상인들이 와서 좋은 가격에 사가는 경우도 많아서 다육식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잎사귀 하나만 떼어내도 죽지 않고 새로운 개체로 성장하는 특성으로 인해 재테크의 품목으로 희귀종의 다육식물을 선택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고가의 다육식물 하나를 여러 개체로 나누어 뿌리를 내려 매달 수천만 원씩 수익을 창출하는 회원분도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 고가의 다육식물을 관리하고 있는 회원의 모습 <사진=백명희 기자>


체력적으로 지치고 매일 손님들을 상대하다 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좋은사람들과 다육식물을 만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는 송대표.

 

아침마다 다육식물을 쳐다보는 시간이 행복해서 힘들어도 일을 계속하게 된다는 꽃의 여인, 돈은 잃어도 사람은 잃지 말자고 다짐했던 초심이 변할까 봐 다육식물들을 보며 날마다 되새긴다는 송대표의 마지막 말이 돌아오는 내내 귓가에 맴돌았다.

 

오가는 사람마다 밥 한술 뜨고 가라고 붙잡는 송대표의 넉넉한 인심이 바람과 햇살의 조화로 빚어낸 다육식물의 곱디고운 빛깔을 닮아있는 듯하다.

 

이 봄이 다 가기 전에 다육식물 몇 개 들여놓고 고운 빛으로 함께 물들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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